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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na

 

 

 

 

 

 

“열 일곱 번 째 생일을 미리 축하해 칸나.”

 

 

수료를 앞두고, 집에 돌아갔을 때 필리파는 자신의 생일 케이크를 미리 준비해두었다. 줄리아의 의자는 여전히 비어 있었다. 그것을 대신하듯 필리파는 늘 선물 상자를 올려두곤 했다.

 

 

“네가 우리 태어난 지 벌써 17년이 되었네. 그날 이후로 벌써 10년이 지났구나.”

 

 

“늘 미안하구나 아가. 미안해….”

 

 

필리파, 왜 미안하다고 해? 필리파의 잘못은 없잖아. 있지. 칸나 말이야. 중앙에서 엄청나게 잘 지냈어. 콩은 싫어하긴 하지만 밥도 잘 먹고, 능력도 이제 제어를 잘하고 있어. 공부도 열심히 했어. 칸나는 여전히 줄리아와 필리파가 아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이지? 그러니까,

 

 

/

 

 

“칸나. 줄리아와는 만날 수 없습니다.”

 

 

“왜요? 칸나는 틀림없이, 착한 아이잖아요!”

 

 

칸나는 집에 돌아가고 싶다고, <중앙>에 요청을 보내자 답으로 돌아온 건 ‘보호 유지’ 였다. 매년 칸나를 데리고 집에 함께 오던 중앙의 연구원과 경찰은 수료를 축하하면서, 칸나에게 미안한 표정으로 집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줄리아를 만날 수 없다고 전한다. 그들은 10년 동안 칸나를 담당하며 적지 않은 시간을 함께 보내곤 했고, 칸나도 그들을 잘 따르고 그들도 칸나를 아껴 챙기곤 했다. 10년 사이에 주름이 얼굴에 자리 잡히고, 머리에 새하얗게 흰 머리가 조금 늘었다. 그들의 앞에 있는 칸나는 별로 자라지 않은 것처럼 여전히 조그맣고, 작은 어린 소년과 같은 모습이었다. 칸나가 그 둘에게 매달리자, 수료를 축하하러 <중앙>에 온 필리파가 늘 보여주던 미안한 표정을 짓는다. 칸나는 직감적으로 깨닫는다. 그리고 동시에 부정한다. 그럴 리 없잖아.

 

 

“그동안 말하지 못해서 미안해.”

 

 

그럴 리 없잖아.

 

 

“줄리아는… 칸나를 잊어버렸어.”

 

 

줄리아가, 칸나를 잊어버렸을 리가 없잖아.

 

 

“…거짓말.”

 

 

소년은 몸을 덜덜 떨기 시작한다. <중앙>은 무탈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소년은 아주 건강하고 사랑을 아는 착한 아이가 되었다. 그렇기에 소년은 희망을 버리지 못했다.

 

 

“줄리아가 칸나를 잊어버렸을 리 없잖아, 잊어버렸다고 해도… 칸나를 보면 생각날 거야!”

 

 

제발, 줄리아를 만나게 해줘.

 

소년의 절규에 소년을 보호하던 안온한 울타리들은 서로의 시선이 맞부딪힌다.

 

 

/

 

 

“있지, 칸나는 랜덤 씨앗을 심었어. 뜯자마자 이름도 보지 않고 심었어. 칸나는 이 씨앗에서 무엇이 태어나도 사랑할 거야. 그래서 이름도 러브라고 지었다?”

 

 

칸나의 화분은 싹을 틔웠으나, 마지막까지 성장하지 못하고 말라버렸다. 영원히 그 화분에 무엇을 심었는지. 무엇을 대고 사랑한다고 말했는지 알 수 없게 되었다.

 

 

/

 

 

 

‘칸나는 지상으로 올라가면 하늘을 보고 싶어. 줄리아가 말해주곤 했는데, 지상에는 벽도 천장도 없는 거대한 허공이 있대. 그 허공에서 무수히 많은 별이 떨어진대. 칸나가 직접 보고, 줄리아에게 설명해주고 싶어. 그러면 줄리아가 무척 좋아하겠지?’

 

 

빛이 내려와 반짝이는 금색 머리카락은 어깨에 부드럽게 내려온다. 창밖을 바라보던 여자는 고개를 돌려서 새파란 눈으로 문을 열고 들어온 작은 소년을 바라본다.

 

 

여자는 들어온 작은 소년을 찬찬히 살펴본다. 반짝이는 금색의 머리카락을 곱게 묶어 올리고, 밝은 태양과 닮은 눈.

 

여자의 눈은 천천히 의문에 차오른다.

 

 

“너는 누구니?”

 

“너는 내 아이가 아니야. 너는… 괴물이야.”

 

 

“아, 우리 릴리의 친구니?”

 

“나에게 손대지 마!!!”

 

 

“우리 아가를 잘 부탁해.”

 

 

여자는 환하게 웃는다. 그 얼굴은 거울에서 칸나가 보던 제 얼굴과 꼭 닮은 웃음이었다.

 

 

칸나는 먼 곳에서 쿵. 하고 떨어지는 소리를 듣는다. 바닥이 일렁이는 것 같아. 마지막으로 본 건, 다급히 오는 연구원과 줄리아의…

 

 

/

 

 

“있지, 내 소원은 필리파랑 줄리아랑 같이 영원히 행복하게 사는 거야.”

 

 

“소원을 말하면 누가 듣고 뺏어 버릴지도 몰라. 소원은 말하지 말고 빌어야지.”

 

 

“괜찮아! 누구에게도 안 뺏겨!”

 

 

/

 

 

…….

 

 

칸나는 보호 격리 및 관찰을 위해 <중앙>의 연구소로 옮겨졌다.

 

해당 탐색 대원은 건강 상태와 대원의 요청에 따라 탐색대 출발 전까지 진행되는 <우르>의 추가 생존 훈련을 1:1 맞춤 훈련으로 진행했다.

 

 

모든 건 무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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